목차

 

1. 들어가는 말

2. 기본권과 종교

3. 기본권의 특성

4. 기본권과 종교의 가치

4-1. 기본권과 생명

4-2. 기본권과 종교의 양심과 자유

5. 나가는 말

 

 

1. 들어가는 말

 

헌법이란 국가의 기본법으로서 국가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정치적 공동체의 구성형태와 기본적인 가치질서를 표방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국민적 합의를 법규범적인 논리체계로 정립한 것이다. 헌법은 역사 속에서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발전하여 왔는데 그것은 원래의 고유한 의미의 헌법과, 근대입헌주의 헌법, 그리고 복지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대 사회적 법치국가의 헌법으로서 자유민주주의 헌법이라고도 불린다.

고유한 의미의 헌법이란 본래의 헌법을 의미하며 국가의 통치체제에 관한 기본사항과 기본법에 관한 것으로서 최고기관으로서의 국가의 조직, 권력기관, 그리고 권력의 범위를 다루고 있다. 근대 입헌주의에서 다루는 헌법은 시민국가의 헌법으로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 권력분립, 그리고 국가권력의 남용에 관한 법을 다룬다. 여기에서는 주로 국민주권과 기본권 보장, 그리고 권력분립에 대한 것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한편, 현대 복지주의 헌법은 실질적 평등과 재산권 행사, 그리고 경제 활동의 범위와 규제에 관한 내용이 중심이며 사회적 법치국가의 실현을 통하여 국민주권과 기본권 보장을 통한 사회정의의 구현, 그리고 사회적 시장경제질서 체제의 수립 등이 주요 핵심적인 내용이 된다.

실제 생활에서 헌법은 다양한 정치세력 간에 합의를 통하여 구성되기 때문에 정치성을 띠게 되며 시대적인 정치개념과 아울러 가치 지향적이고 역사적 조건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즉 역사적 상황에서 구성되기 때문에 헌법은 역사성을 담재하면서 최고규범을 강행하는 규정이 되는 것이다.

헌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있으며 이를 위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위한 통치 구조를 전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은 국가권력의 남용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며 과거 근대입헌주의에서는 국민소환이나 국민발안, 그리고 국민투표와 같은 직접적인 권력통제를 실현하려고 하였으나 현대에서는 간접적인 권력통제 방법을 사용하여 국가기관 사이에서의 상호통제와 견제를 통한 대의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이 글은 위의 헌법 정신을 토대로 기본권의 정신이 판례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되 특히 종교적 가치개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헌법은 사회구성원의 생활영역에 대한 생활규범과 가치규범을 다루기 때문에 이 생활영역에 종교적 가치규범과의 조화는 당연히 전제된다. 따라서 종교적 가치와 생활규범에서의 헌법적 가치의 상관관계를 판례를 통하여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민법이 사건의 요건과 효과를 추구하는 조건규범이라고 한다면 형법은 금지규범이 되지만, 반면 헌법은 전 생활영역을 아우르는 가치규범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헌법의 가치규범적 특성 안에서 종교적 가치개념이 어떻게 이해되는지 살펴보는 것은 헌법의 규범적 성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포괄적 기본권을 담고 있는 헌법 10조부터 37조까지의 내용과 판례를 중심으로 헌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기본권의 정신을 정의하고 이 기본권의 종교적 가치 중 생명과 종교적 양심, 그리고 자유에 대한 개념을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2. 기본권과 종교

 

인권이 인간의 속성을 통하여 형성되는 권리라고 한다면 기본권은 헌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권리하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권은 자연법적인 권리임에 반하여 기본권은 실정법적인 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권은 인권에서 추론되는 것이므로 생명과 자유를 중시하는 종교의 가치는 여기서 기본권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국가의 의무가 기본권의 보장에 있다면 기본권의 제한이 필요한 경우 국가는 그 정당성을 입증하여야 하는데 이때 기본권의 연원이 되는 인권이나 인권개념을 형성한 종교적 가치와의 관계성 확립과 조화는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권은 주관적인 공권성을 가지는데 이는 개인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하여 국가를 대상으로 국가가 해야 할 작위와 하여서는 안 되는 부작위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기본권의 공권적 성격은 개인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 기본권은 구체적 입법을 통하여 현실적인 권리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이 기본권은 개인의 권리이면서도 사회구성원의 합의를 통하여 형성되기 때문에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어야 하는 양면성을 가지게 된다. 물론 한 국가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이 기본권의 주관적 특성과 객관적 특성이 사회통합의 차원에서 조화를 요구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

종교적 가치와 이념은 인간의 인권을 형성하는데 기여하고 공권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기본권의 제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개인의 인권을 구성하는 주관적 의미의 기본권이나 객관적 기본권에 종교는 개인의 내면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또한 그 종교의 제도화를 통하여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정교의 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헌법에서도 종교의 영향이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볼 수 없는 이유는 종교의 가치 또한 기본권의 주관적 객관적 가치에 깊게 관계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기본권에 나타나는 종교적 가치개념은 공동체의 질서를 위하여 통합적인 관점에서 조화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를 전제하기 위하여서는 각 종교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규범의 가치가 국가의 헌법가치와 연결되어야 하며 아울러 이를 사회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로서 공동체에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본권도 사안에 따라서 충돌할 수 있으며 또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국가의 헌법차원에서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조직이나 사적단체, 그리고 개인에 의해서도 침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권의 양면성에 나타나는 갈등의 문제에 있어서 종교의 보편적 가치와 통합하는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한 것이다.

 

 

3. 기본권의 특성

 

헌법 제 2국민의 권리와 의무10조부터 국방의 의무’ 39조에 이르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2.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

3. 헌법 제10조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4. 헌법 제11조 평등원칙

5. 헌법 제12조 신체의 자유

6. 헌법 제13조 소급입법금지원칙 일사부재리원칙 연좌제금지원칙

7. 헌법 제14조 거주이전의 자유

8. 헌법 제15조 직업선택의 자유

9. 헌법 제16조 주거의 자유

10.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11. 헌법 제18조 통신의 자유

12.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13. 헌법 제20조 종교의 자유

14. 헌법 제21조 표현의 자유

15. 헌법 제22조 학문과 예술의 자유

16. 헌법 제23조 재산권의 보장

17. 헌법 제24조 선거권

18. 헌법 제25조 공무담임권

19. 헌법 제26조 청원권

20. 헌법 제27조 재판을 받을 권리

21. 헌법 제28조 형사보상청구권

22. 헌법 제29조 손해배상청구권

23. 헌법 제30조 범죄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의무

24. 헌법 제31조 교육권

25. 헌법 제32조 제33조 근로권

26. 헌법 제34조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

27. 헌법 제35조 환경권

28. 헌법 제36조 가족생활과 보건

29. 헌법 제37조 자유와 권리의 제한과 한계

30. 헌법 제38조 납세의 의무

31. 헌법 제39조 국방의 의무

 

 

위의 헌법 2장의 포괄적 기본권에 나타나는 주요 개념들은 크게 인간의 존엄성, 법 앞의 평등, 자유권적 기본권, 경제적 기본권, 정치적 기본권, 청구권적 기본권, 사회적 기본권, 그리고 국민의 기본적 의무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을 간략하면 아래와 같다.

1. 포괄적 기본권의 대 원칙은 인간을 중시하는 것이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로서 가치가 있으며 개별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함으로서 그 인격적 주체권을 가지게 된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체는 헌법의 최고원리가 되며 이를 위하여 국가 권력은 그 가치에 반하는 헌법 개정을 할 수 없다. 또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제한 할 수 없으나 구체적 권리 내용은 제한 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기 위하여서는 자기 결정권과 행동의 자유권이 전제되며 따라서 이성적이고 책임적인 사고와 행위가 전제된다.

2. 이러한 행복의 추구가 목적하는 것은 국민 모두가 평등권을 가지며 이는 국가가 국민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여야 하는 주관적 공권의 특성이 있다. 평등은 무엇보다도 법 앞의 평등을 의미하며 여기서는 성문법, 불문법, 국내법, 그리고 자연법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평등이 실현되기 위하여서는 비례의 원칙을 전제로 한다.

3. 기본권은 생명권에 근거하며 신체자유의 실체적 자유를 전제로 한다. 실체적 보장을 위하여서는 죄형법정주의와 일사부재리의 원칙, 연좌제를 금지하며 신체자유의 절차적 보장을 위하여 형사절차와 행정절차, 입법절차와 탄핵절차를 따라야 하며, 적법절차의 침해가 있을 경우 구제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리고 과잉금지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아울러 기본권은 사생활의 자유를 전제로 한다. 이를 위하여서는 주거의 자유와 사생활의 자유가 전제되며 거주 이전과 통신이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4. 기본권은 정신적 자유를 보장하여야 한다. 양심의 자유는 인간의 윤리적이며 도덕적인 내면의 문제로 시작되지만 추상적인 영역에 제한되지 아니하고 사회 규범과 법질서를 전제하는 객관성과 합리성도 수반하게 된다. 양심은 강제당하지 않을 자유가 있으며 법질서와 충돌할 경우 침묵보다는 언어를 통하여 자신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소극적이 아닌 적극적 양심실현의 자유가 한국 사회에서는 용인된다고 할 수 있다.

정신적 자유가 표방하는 종교의 자유는 주관적 공권이면서도 동시에 객관적인 가치질서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다. 신앙의 자유는 절대적인 자유로서 법률로 제한 할 수 없다. 그러나 종교적 행위로 수행될 경우 대외적인 자유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회의 질서 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하여서는 법률로서 제한될 수 있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는 종교의 자유에 이어서 정교분리와 국교분리의 원칙이 판례에 나타나고 있다.

한편, 정신적 자유에서 학문의 자유는 진리탐구를 통한 연구의 자유를 전제로 하며 이를 위하여서는 교수의 자유와 학문 활동을 위한 집회 결사의 자유가 보장이 되어야 하며 학문이 발전하기 위하여 대학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아울러 정신적 자유의 영역이 확산되기 위하여서 지적재산권의 보장과 예술의 자유, 언론 출판의 자유, 그리고 집회 및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5. 기본권은 인간의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한다. 이를 위하여 재산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그리고 경제적 소비행위의 권리를 통하여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6. 기본권은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며 국민은 국가 조직과 의사형성에 참여하기 위하여 참정권을 가지며 국민 주권론에 근거하여 주요 정책에 대의원제를 통하여 참여할 수 있다.

7. 기본권에는 헌법에 보장된 공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청원권을 가지는데 그 주요내용으로서 국민은 민사, 형사, 행정, 헌법 재판청구권을 가질 권리가 있다. 아울러 국민은 군사재판을 받지 아니하며 신속한 공개재판이 이루어져야 하고, 형사보상 청구권과 국가배상 청구권의 권리를 가진다.

8. 기본권에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사회적 기본권이 있는데 주 내용은 사회보장과 교육을 받을 권리, 근로의 권리, 근로3(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환경권, 보건권, 그리고 혼인의 자유와 모성이 보호받을 권리가 포함된다.

9.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본권의 의무로서 납세의 의무, 국방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그리고 근로의 의무가 있다.

 

 

4. 기본권과 종교의 가치

 

기본권 중 종교의 가치와 연관된 몇 가지 주요 개념을 판례를 통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판례는 위헌소원의 경우 사안에 따라서 다수설과 소수설로 나눠지는데 이 글에서는 다수설의 관점을 살펴보되 필요에 따라서는 소수설의 입장도 부각시키도록 하겠다.

 

4-1. 기본권과 생명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내용이다. 10조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정의하고 있으며 특히 국가는 헌법에 명시되어있는 개별적 기본권은 물론 명시되어 있지 않은 자유와 권리까지도 보장하여야 한다. 만약 인간의 자유와 권리에 있어서 그 존엄과 가치가 침해되거나 훼손된다면 헌법 제10조를 위반하는 것이다. 이는 범죄를 다루는 형사 처분에 있어서도 형벌 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이 이루어져야 하며 평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헌법 제10조의 해석은 헌법 제341항의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과 연관이 되며 이 행복추구권은 국민이 행복 추구에 필요한 급부를 국가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기 보다는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의미의 자유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 행복추구권은 생활세계 전반에 적용이 될 수 있다. 태아의 생명권의 경우 그 주체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생명권은 비록 헌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다 하더라도 인간의 생존본능과 존재목적에 바탕을 둔 선험적이고 자연법적인 권리로서 헌법에 규정된 모든 기본권의 전제로서 기능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다. 특히 형법(낙태죄에 관한 형법 제269, 270)과 모자보건법(14, 15)에 근거하는 입법의 취지는 태아의 생명이라 할지라도 그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침해위험을 규범적으로 방지하고 있다.

이 행복추구권은 성적 행복추구권도 지향하고 개인의 자기운명결정권이 전제되지만 국가와 사회 그리고 공공복리를 염두에 두기 때문에 공동체의 목적을 위하여 그 제한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 선량한 성도덕과 일부일처주의의 혼인제도, 가족생활의 보장과 부부쌍방간의 성적성실의무를 전제로 한다. 성적자기결정권과 같은 특정한 인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규제할지 아니면 도덕률에 맡길지는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사회의 상호관계를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성적 행복추구권은 시대적인 상황과 사회구성원들의 의식에 근거하여 정당성을 가진다고 보고 있다.

기본권에서 다루는 사형제도에 대한 생명권 또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판례의 근본적인 입장은 모든 인간의 생명은 자연적 존재로서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고 예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치가 생명의 침해에 못지않은 중대한 공익을 침해하는 경우 국가는 생명에 관계된 법익에 대하여 그 규준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사형제도에 대한 결정요지는 이 제도가 인간의 생명을 부정하는 범죄행위에 대한 불법적인 효과로 보고 있으며 지극히 한정적인 경우에 부과되며 인간에게 공포심을 유발함으로서 범죄에 대한 응보욕구를 억제할 수 있는 필요악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형법 제250(살인, 존속살해)1항의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인간생명을 부정하는 범죄행위에는 극악한 유형의 것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생명을 부정하는 사형을 통하여 다수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은 합헌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반대의견으로서는 헌법 제10조의 존엄성을 유린하는 악법의 제정은 결국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며 헌법 제372항의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단서가 침해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형은 필요이상으로 생명권을 제한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재판관 조승형은 사형제도의 폐지를 종교적 관점에서 당위적이라고 보았다. 그의 요지는 사람의 생명은 창조주의 전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권은 선험적이며 자연법적인 권리로 박탈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아울러 형벌이 목적인 범죄자에 대한 개선의 여지를 사형은 부정하며 재판의 오판과 죽음이라는 형벌을 통한 공포본능의 이용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자기 결정권에 대하여서 헌재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죽음에 임박한 환자, 즉 전적인 기계장치에 의존하여 연명하거나 전혀 회복가능성이 없는 경우 이는 이미 죽음의 과정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죽음에 임박하였을 때 존엄과 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연명치료의 거부 또는 중단이라는 환자의 결정은 헌법상 기본권인 자기결정권의 한 내용으로서 보장된다.”고 결정하였다.

한편 반대의견의 입장에서는 사망의 단계에 들어선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의 경우 자기결정권은 실제 존재하지 않거나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으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자율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는 헌법상의 자기결정권과는 무관하다고 본 것이다.

 

 

4-2. 기본권과 종교의 양심과 자유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헌법이 보호하려는 양심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공익목적을 위한 경우 인격적 주체성이나 인간의 존귀성을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는 입장이다. 또한 행복추구권 속에는 일반적인 행동자유권과 아울러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이 포함되어있지만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의 관점에서 입법국정을 최대한 존중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헌법 제19조에서 다루는 양심은 도덕과 가치문제를 판단하는 윤리적 내심영역으로서 이 양심이 보호받기 위하여서는 개인의 소신과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특히 이 양심의 형성과정에서 외부적인 개입이나 억압과 강요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아울러 양심의 영역에 있어서 판례는 개인의 인격형성과 관계가 없는 사견은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고 개인의 윤리적 판단이 국가에 의하여 외부로 표명이 강제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헌법 제19조에 의하여 보호되는 양심의 자유는 양심형성과 그리고 결정 과정에 자유를 포함하는 내심적 자유(forum internum)’와 양심적 결정을 외부로 표현하고 실현하는 양심실현의 자유(forum externum)’를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나눈 이유는 양심형성의 자유와 양심적 결정의 자유가 되는 내심적 자유는 내심에 머무르는 한 절대적 자유이지만, 양심실현의 자유의 경우 타인의 기본권이나 다른 헌법적 질서와 저촉되는 경우에는 법률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 자유이기 때문이다.

양심의 자유와 연관하여 주요 판례를 보면 양심 형성에 있어서 민주적이어야 함을 전제로 하는 일반 다수의 양심은 정치적 의사와 도덕적 판단이 사회의 질서와 함께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문제로 삼는 것은 국가의 법질서나 사회의 도덕률과 갈등을 빚는 소수의 양심에 관한 것인데 헌재는 이러한 소수의 양심상의 결정은 원칙적으로 가치관이나, 종교관, 그리고 세계관과 관계없이 양심의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어야 한다고 헌재는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양심의 자유는 국가에 대하여서는 개인의 양심이 고려되고 보호받아야 할 것을 요구하는 권리일 뿐, 양심상의 이유로 법적 의무의 이행을 지키지 아니하면 위반이 된다. 예를 들어서 양심의 자유와 연관된 병역의무의 문제에 있어서 헌재는 양심 대신 병역의 의무를 우위에 두고 있다. 헌재는 양심의 자유의 경우, 공익과 연관하여 각 양심에 따른 비례의 원칙을 적용하게 되면 양심을 상대화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양심의 자유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심상의 결정은 법익교량과정에서 공익에 부합하는 상태로 축소되거나 또는 왜곡된다면, 이는 이미 양심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양심의 자유와 연관된 법의 관점은 법익교량을 통하여 양심의 자유와 공익 양자의 조화와 균형을 실현하려는 법익에 관한 것이 아니라, 단지 양심의 자유공익중 양심에 반하는 작위나 부작위를 법질서에 의하여 강요받는가 아니면 강요받지 않는가?”의 양자택일의 문제가 있을 뿐이라고 헌재는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과 연관된 소수설에서 강조하는 것은 다수가 공유하는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가 선택한 가치가 열등하다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국가공동체에 대한 기본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자로 규정하기 전에 종교적 이념을 포함한 평화에 대한 이상과 이를 지키기 위한 양심의 영역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체복무와 같은 보충적 법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판례에서는 아울러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따로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는 헌법의 취를 강조하고 있는데 양심이 윤리적 도덕적인 사유라면 신과 피안에 대한 종교적 양심은 신의 소리로 정의하고 있다. 문제는 이 두 양심이 많은 경우 일치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헌법상의 종교의 자유는 절대적인 자유에 속하기 때문에 종교의 자유에 관하여 국가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헌법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현실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주요 쟁점으로 보았다. 따라서 종교의 자유는 인정하되 양심의 자유의 경우 헌법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에는 보편타당성의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고 보았다.

헌법 제20조의 종교의 자유는 신앙의 자유, 종교적 행위의 자유, 그리고 종교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구성하는 3대요소를 내용으로 한다. 헌재는 종교적 행위의 자유는 신앙의 자유와는 달리 절대적 자유가 아니기 때문에 질서유지와 공공복리 등을 위하여 제한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종교와 조세에 관한 판례에 있어서도 종교의 자유에 관한 내용이 쟁점이 되고 있다. 한 판례의 경우 종교법인에 대한 특별부가세 면제제도의 최지는 종교법인에 조세부담의 경감을 통하여 종교법인의 선교활동을 촉진시키도록 하는 것인데 법인이 소유토지를 양도하여 양도차익을 얻게 되었다면 법인세와 함께 특별부가세를 납부하는 것은 납세자군의 조세평등주의에 합치한다고 보았다. 반대의견으로서는 비과세대상을 세액면제신청 대상으로 변경하는 것은 문제 삼을 수 없지만 세법규정의 예고 없는 개정은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 아닌 종교법인의 경우에는 불이익이 생기므로 위헌이라고 보았다.

종교교육에 있어서도 헌재는 20조의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종교의 자유를 중시하고 있다. 다만 이 판례의 경우에는 특정 종교단체가 그 종교의 지도자와 교리자를 자체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종교교육의 자유를 전제하면서도 교육법 제81조상의 학교나 학원법상에 저촉되어 교육질서가 훼손되는 경우에는 헌법 제31조 제6항의 입법재량에 속한다고 보았다.

최근에도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종교인 과세의 문제에 있어서도 원칙적으로 헌법 제11조 제1항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누구든지 합리적 이유 없이는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평등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과세나 차별대우를 금지함으로서 조세평등주의를 지향하고 있지만 종교인 과세의 문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습법과 법익 사이에서 헌재의 의견이 나눠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선교행위 제한에 대한 위헌청구에서 헌재는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아니하는 지역에서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가 강력히 요구되는 해외 위난지역인 경우 여권의 사용제한 등과 같은 국민의 국외 이전의 일시적 자유의 제한은 기독교를 전파하는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5. 나가는 말

 

지금까지 간략하게 살펴보았지만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10), 양심의 자유(19), 종교의 자유(20), 표현의 자유(21), 학문과 예술의 자유(22), 재산권(23), 교육권(31), 납세의 의무(38), 그리고 국방의 의무(39)의 해석에 있어서 종교적 가치와 기본권에 대한 해석이 다수설이나, 소수설, 그리고 보충설 등 사안에 따라서 다양한 입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헌재의 판례를 통하여 윤리학적인 맥락에서 의의를 찾는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록 기본권이 헌법에 의하여 규정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기본권의 방향을 제시하는 인권의 사항은 역사와 문화적 상황에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권의 연원이라고 할 수 있는 종교적 가치를 소중이 여기고 세상 속에서 그 가치를 실현하는 도덕적 삶이 요구된다.

둘째, 종교인이 가지고 있는 신앙의 가치는 삶의 세계를 구성하며 주관과 객관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종교적 가치를 공적인 영역에서 실현하는 정치적 참여가 요청이 된다. 헌법의 정신은 국가가 국민의 평등과 자유의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가 올바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서는 종교인의 정치참여와 문화의 선도로 이어지는 노력이 아울러 요구된다.

셋째, 포괄적 기본권의 헌재 판례에서 나타나듯이 사안에 따라서 다수설과 소수설, 또는 개별설로 나누어지고 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자유 민주주의 가치가 실현되는 헌법의 정신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법적안정성을 위하여 다양한 가치를 통합하는 차원에서 법의 균형을 염두에 둘 때 종교적 보편성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인권이나 생명의 가치에 대한 종교적 가치의 차이가 생길 때 이를 공적 차원에서 법의 규범으로 논할 수 있는 소통의 구조가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기독교의 경우 사랑과 자유의 신 중심적 윤리가 사적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공적영역에서 실현될 수 있는 교회의 참여 또한 매우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하여 세상 속에서 종교의 가치가 법의 규범과 조화되며 또한 선도할 수 있는 실체적인 영역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양한 가치의 실현에 서로 소통하고 차이를 배려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