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봉사 활동과 생의 의미

 

 

1. 자원 봉사의 정의

 

2001년 국제 자원 봉사의 해를 맞아 UN에서 정의한 자원봉사(volunteering)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첫째, 자원 봉사 행위는 재정적인 보상을 목표로 이루어지는 행위가 아니다. 물론 자원 봉사를 통해 지출된 비용에 대한 변제나 부분 지급은 가능할 수 있다. 둘째, 자원봉사는 개인의 자유 의지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여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학교 단체 봉사 계획 등을 통해 학생들의 자원 봉사를 고취하거나 강제하는 경우도 어느 정도는 자원 봉사에 포함될 수 있다. 셋째, 자원봉사활동은 자원봉사자 이외의 다른 사람, 크게는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자원봉사를 통해 자원봉사자들에게 중요한 이익이 있는 경우에도 자원봉사로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넓은 의미에서의 개념적 틀 안에서, 네 가지 종류의 자원봉사 활동 유형을 나눌 수 있다. 그것은 상호 원조 또는 자기-도움, 박애주의 또는 타자에 대한 봉사, 시민 활동에 참여하는 것, 그리고 자원봉사를 옹호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것 등이 있다. 각각의 유형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은 이타주의적 활동으로서, 인간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자원 봉사를 뜻하는 volunteer는 중세 프랑스어인 voluntaire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는 스스로 군대에 지원한 사람을 뜻하며, 이는 한편으로 라틴어 voluntarius , ‘자기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르다는 뜻을 지닌다.

비군사적 용어로 이 단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630년대에 이르러서이다. Volunteer가 동사로 처음 사용된 것은 1755년이다. 따라서 자원봉사는 기본적으로 행위자의 자유의지에 의한 행위여야 한다. 두 번째로 자원봉사는 상호호혜(reciprocity)를 넘어 대가를 바라지 않는 행위로 정의된다. 심리적으로 자원봉사는 자부심과 존경의 감정을 유발할 수 있지만, 이는 어떠한 재정적 대가를 바라는 행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자원봉사는 오히려 자원봉사자 개인에 대한 이익을 넘어, 자원봉사자를 포함하는 전체 사회의 공적 이익과 연관된다.

자원봉사는 의무로 환원될 수 없는 행위이지만, 또한 공익을 위해 자원봉사자를 소집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자원봉사자는 자발적으로 이러한 행위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정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자원봉사에 자발적 의지가 중요한 이유는 자원봉사는 항상 선택적인 행위여야지, 의무적 행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원봉사는 항상 의무이상으로 과도한 행위(supererogation)와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떠한 사람이 의료 실험에 참여한다고 할 때, 한 개인 자원봉사자가 다른 선택된 사람을 제쳐두고 자신이 이를 행한다고 할 때, 그리고 어떠한 사람(anyone)을 선택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할 때, 명백하게 그 사람의 행위는 직무 이상의 과도한 행위이다.

 

 

2. 자원 봉사 활동의 영역

 

공익에 관하여 대가없이 자발적으로 행위 할 수 있으며, 사회정의에 입각한 행위라면 모두 자원봉사활동 영역에 포함된다. 마가렛 쉐라든(Margaret Sherrard Sherraden) 등은 자원 봉사활동을 기간과 참여자의 숫자로 구분하여 정리한다. 여기에는 단기 자원봉사와 중-장기 자원 봉사, 집단 자원봉사와 개인자원봉사로 구분되는데, 단기 봉사의 경우 자연재해나 건강보건 문제와 연관된다.

예를 들어, 독일 기술 지원 봉사(Technical Help Service)의 자원봉사자들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파괴된 뉴올리언스 지역에 파견되어, 수몰된 지역의 물을 빼내는 일을 도왔다. 종교계통의 의료지원 활동 또한 이러한 단기 봉사활동에 포함된다. 중장기 자원봉사는 단기 자원봉사에 비해 더 오랜 기간 개발과 구호 봉사

계획에 따라 이루어지며, 보통 국가 단위로 소집된 숙련된 기술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중장기 자원봉사는 주로 UN, 평화유지군, 해외 자원 봉사(Voluntary Service Overseas)와 같은 초국가적 단체에 의해 소집된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개인 자원봉사는 특히 특정한 기술이자 자원이 아직 소개되지 못한 지역에 들어가 기술을 이전하는 역할을 한다. 중장기 자원 봉사의 구조는 주로 수직적으로, 즉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의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한편, 자원봉사 행위자 또는 행위단체와 수혜자 또는 수혜단체 사이의 상호간의 자원봉사 관계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국가 간의 교류의 형태로 자원봉사가 가능한데, 특정한 두 국가가 상호간의 필요한 부분을 충족하기 위해 자원봉사 계획을 세운다고 할 때, 양쪽의 교환되는 자원봉사의 이익이 동일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상호 자원봉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각 교환 상대가 동일한 철학과 기준을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다차원적 자원봉사 교환의 형태에는 과도기적(transitional) 자원 봉사가 있는데, 과도기적 자원봉사는 자원봉사자들이 둘 이상의 국가로부터 소집되며, 동일한 목표에 따라 초국적 집단에서 자원봉사를 실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캐나다 세계 청소년 협회(Canada World Youth)는 캐나다인으로 구성된 자원봉사 단체와 그 단체에 도움을 받게 되는 상대국에 속한 자원봉사 단체를 모두 지원하는데, 이를 통해 캐나다인 자원봉사자들은 국제적, 다문화적 경험을 가질 수 있게 된다.

 

 

3. 자원 봉사 활동을 통한 생의 의미

 

전미 독립행동권 연합(National Coalition for Independent Action)에 따르면, 자원봉사활동을 위협하는 것으로서 자원봉사 행위에 대한 수수료(commissioning) 요구 및 자원봉사활동의 사기업화, 시장경제 논리, 거대 통제 집단으로서의 자원봉사 단체 형성 등을 들고 있다. , 자원봉사는 기본적으로 봉사 이전에 자발적 행위로서, 행위자의 자유 의지에 기인한 행위여야 한다. 타탸나 슈넬(Tatjana Schnell)과 마티아스 후프(Matthias Hoof)는 자원 봉사 행위는 다양한 의미 부여 양상과 연관된다는 가정 하에, 의미 자료와 삶의 의미(the Sources of Meaning and Meaning in Life) 질문지를 바탕으로 다차원적 의미 모델을 통해 이를 검증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자원봉사자들에게 생산성(generativity)과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은 자원봉사자 이외의 사람들에게 지식과 자기개발에 대한 욕구만큼 중요한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측면에서, 자원봉사자들은 높은 정도의 의미성을 경험한다. 이들에게는 특히 실존적 무관심(existential indifference)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자원봉사자들이 추구하는 삶의 의미는 그 자원봉사자들이 속한 집단, 즉 교회나 호스피스, 세속적 맥락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자원봉사를 통한 자기 만족은 삶을 의미있는 것으로 보는 일반적 경험과 관련되어 있다.

자원봉사 단체마다의 철학적 차이는 또한 자원봉사의 정치적 긴장을 야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현대 사회는 시민들이 서로 돕는 것을 미덕으로 보는 공통된 가치관을 가지지만, 이러한 공통된 목적을 가진다 하더라고 자원봉사자들 또는 자원봉사 집단 간의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정책을 개발하고 정부적 차원에서 자원봉사 수혜국 또는 수혜자들에 대한 권리를 갖기를 원한다. 이러한 경우, 자원봉사 행위는 그 수혜자로 하여금 갈등과 분노를 야기할 수도 있다.

 

 

4. 자원봉사와 이야기 공동체

 

자원봉사와 이야기 공동체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 이전에, “나는 어떤 이야기의 일부인가?”에 관심을 가진다. 모든 체험된 서사에는 특정한 목적이 있는데, 이는 외적으로 부여된 고정된 목적이나 목표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 예측 불능으로서 서사적 삶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특정한 형식이 있다는 것이다.

자원봉사에 서사적 삶을 강조하는 이유는 공리주의나 자유주의, 그리고 의무론을 넘어서기 위한 전략이다. 즉 서사는 개인의 삶을 더 큰 삶의 방식, 예를 들어 과거의 유산과 전통 속에서 해석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자유나 또한 자율을 전제한 의무를 넘어선다. 또한 서사공동체는 개인이라는 자격으로 결코 선을 추구하거나 미덕을 실천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넘어선다. 아울러 개인은 사회의 일부로서 단지 계약의 상대를 이성적 존재로서만이 아닌, 역사를 공유하는 존재로 보기 때문에 도덕도 공동체적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서사적 공동체는 합의나 중립을 넘어서서 덕성 있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며, 개인주의를 넘어서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감수성을 가지고, 자아를 사회적 연대와의 관계에서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연대적인 공동체는 자칫 타인에게 자신의 가치를 강요할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의 선과 동시에 공동체의 선도 함께 고려하는 서사적 공동체는 의무나 인간의 자유에 근거한 정의론의 한계를 극복하는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서사적 입장을 통하여 자원봉사에 있어서도 도덕적 종교적 신념이 중요하며, 자원봉사의 공동체는 봉사만이 아닌, 직관이 필요하며, 도덕과 시민의식이 함께 필요하다. 따라서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하여서는 희생과 봉사가 따르는 시민 의식과 시장의 도덕적 한계에 대한 공론화, 불평등을 극복할 시민의 연대와 미덕, 그리고 도덕에 개입하는 정치에 대한 이상이 중요하다. - 생명의 전화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