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고의 바둑선수가 인류를 대표하여 구글(Google)이 만든 인공지능 로버트인 알파고(Alpha Go) 딥마인드(Deep Mind)에게 바둑경기에서 패배하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와 과학기술에 대한 경탄, 1000대가 넘는 컴퓨터와 한 인간이 벌이는 게임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 그리고 기계에 졌다고 하는 인간 자존감의 상처로 전원을 차단하라는 등, 당분간 우리들의 입방아에 알파고는 주어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알파고는 우리의 오래된 과거이자 동시에 미래이다. 미래란 오래된 과거를 현재가 재해석 한 또 다른 이름이다. 수천 년 인간이 문화로 발전시킨 바둑의 역사가 있었기에 알파고가 있게 되었다. 헤아릴 수 없는 기보를 저장하고 학습하여 확률로 승리를 이끌도록 최적화된 알파고는 분명 우리 과거의 산물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 과거 역사를 인공 지능으로 바꾸어 인간과 대결시키는 과학은 동시에 우리의 미래이다. 왜냐하면 이 과학의 발전을 통하여 인간은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 세계를 꿈꾸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알파고를 통하여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알파고와 인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알파고는 한 수 한 수 어떤 순간에도 동요나 감정의 표현이 없다. 프로그램에 의하여 움직여질 뿐이다. 인간의 계산으로 따라갈 수 없는 치밀한 확률의 게임을 펼친다. 그러나 알파고는 바둑계 지구 최고의 인간을 이기고도 기뻐할 줄 몰랐다! 인간은 한 수 한 수에 탄식과 흥분, 절망과 그리고 공감을 형성한다. 진 게임을 놓고 혼자 앉아서 외롭게 복기를 한다. 실수를 곱씹어 보면서 자신을 되돌이키며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구상한다. 인공지능에 지고도 인간은 실수를 통하여 미래의 희망을 추스린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의 유산 알파고를 통하여 미래에 준비하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 배운다. 우리는 로버트에 진 것이 아니라 이긴 것이다. 다만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미래에 무엇을 준비하여야 할 것인가를 깨닫는 조건 아래서다. 우리는 알파고처럼 천여 대의 컴퓨터가 더불어 함께 연대하여 게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만일 고독한 혼자가 아니라 인간 최고수의 바둑선수들이 연대하여 알파고와 게임을 하였다면 그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알파고는 확률로 인간을 이겼지만 따지고 보면 이는 최고의 확률을 연산해내는 소통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연대뿐만이 아니라 소통의 기술을 높여야 한다. 편견과 오만 고집과 독단이 아니라 배려와 양보의 문화를 신장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현 인류는 알파고와의 패배를 통하여 무엇보다도 인간의 미래에 닥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분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수많은 경우의 수 앞에서 무엇을 고려하여야 할 것인지 알파고는 인간이 저질렀던 실수를 피하는 방법을 습득함으로서 이기는 해법을 알고 있었다. 알파고는 두 번 실패를 하지 않는다. 인간이 과거의 실패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서는 우선순위를 지구 공동체가 직면한 당면과제에서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생명을 존중하고 환경을 보살피고 약자를 돌보는 우선순위 말이다.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에 펼쳐졌던 바둑이 온 세계를 열광시켰던 이유, 보는 이들로 가슴 졸이게 했던 또 다른 이유는 양 자가 규칙을 끝까지 지켰기 때문이다. 게임이 즐거운 이유는 규칙에서 나온다! 흑백의 순서에 따라 반상 안에서 순서에 따라 속이지 않고 양자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였다. 어쩌면 우리는 인류의 역사에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다시 섰는지 모른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선 과학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다시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규칙, 경기 중 전원을 차단하거나 바둑판을 뒤엎지 않는 규칙, 지고도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일어서는 규칙, 그리고 과거의 실패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원칙, 이와 같은 원칙은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 필요한 규칙이 아닌가?

이 사순절의 절기에 우리는 하나님이 인간의 역사 속에서 펼치시는 거룩한 게임을 생각해본다. 하나님의 역사와 구원은 확률이 아니다. 인간이 되신 하나님은 고독하게 끝까지 사랑의 규칙을 가지고 피땀 흘려 영생의 구원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까지 사랑의 규칙을 몇 번이나 어기고 싶으셨겠지만 모든 유혹을 물리치고 수많은 핍박을 참으시고 죽으시고 부활로 승리하셨다. 밤이 맞도록 기도하시고 새벽을 깨우셨던 주님의 삶은 성경을 통하여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순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신다.

바둑이 끝난 다음 복기를 통하여 다음의 성공을 기약하듯이 우리는 과거의 실패, 즉 하나님에 대한 반역을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두 번 다시 십자가에 못 박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확정하여야 한다. 바둑에 실수가 있듯이 우리 인간의 삶도 끊임없는 실수와 실패가 반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의 임재를 통하여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느낀다. 그러므로 우리는 알파고와의 바둑게임을 통한 인간 역사를 통하여 오히려 만물의 끝이 되시는 오메가하나님을 바라보는 신앙의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국민일보 특별기고 2016.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