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MU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성문입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지난 2015년 가을학기부터 1년간 신학대 학생발전위원회 (Student Development Committee) 위원이 되어서 활동을 했었습니다.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1년간의 경험을 빌어 조금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위원회 기밀사항들도 조금 들어있을텐데, 그 분들은 한글을 못 읽으실테니까ㅎ)


학생발전위원회가 주로 하는 일은 학교 학업에 관련된 일들입니다. 입학담당자, 재정담당자, 부학장 (Academic Dean이라고도 합니다), 교수 및 학생대표로 구성된 이 위원회에서는 학사일정, 학업과 관련된 안건들, 입학서류심사 등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글은 "입학서류심사"에 대해서 집중해서 다룰 것입니다.


이번 2015년 겨울에 입학서류를 낸 학생들을 먼저 입학처 (Admission Office)에서 검토를 하면, 학생발전위원회 위원들이 팀을 나누어 접수된 입학서류를 심사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올라온 서류들을 학생발전위원회에서 심사를 하면, 입학담당자들이 서로 모여 의논을 하고 최종적으로 장학금 수여를 통보합니다. 지원자의 서류를 다양한 관점에서 심사하기 위해서 최소한 1명의 교수와 1명의 학생대표에게 심사를 받게 합니다. 이번 지원자들은 평균 3~4명의 위원들의 심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생대표 3명 중에서 제가 유일하게 해외학생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은 수의 서류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1차 심사를 통과해 올라온 해외학생들의 입학서류를 거의 대부분 읽고 심사할 수 있었습니다.


심사는 크게 3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학업능력, 목회소명, 에세이

(이 기준은 SMU에 해당되는 내용이므로, 다른 학교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학업능력

학업능력은 학점 (GPA), 교수 추천서, 수업선택 패턴 등을 평가합니다. 학점이 높은 것도 좋겠지만, "어떤 수업을 들었는지"도 상당히 크게 작용합니다. 감리교 계열 신학대에서는 히브리어, 헬라어가 필수과목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서언어를 들어두었다는 점에서 감신 학생들이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서언어 과목을 "수강한 것"과 "사용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밝힙니다.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훨씬 좋겠지요?) 

유학을 계획하든 계획하지 않든, 자신이 잘하는 과목만 듣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유익한 과목, 공부하고 싶은 과목들을 선택하는게 여러므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2. 목회소명

목회소명은 리더로서의 잠재능력, 교회사역 참여, 사회참여, 목회자 추천서 등을 평가합니다. 


3. 에세이

에세이는 글을 구성, 내용, 작문 능력, 제시된 에세이 질문에 대한 대답의 명료함, 자기 자신과 스스로가 생각하는 목회 및 신학공부에 대해 분명하게 표현하는 능력, 자기 자신에게 중요한 질문 등을 평가합니다. 저는 에세이가 서류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에 대한 다른 다양한 면들을 알려주기 때문에, 다른 평가항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에세이 작성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여러 번 읽고 수정한다고 생각하고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영어로 에세리를 쓴 경험이 부족한 한국 유학생들의 경우, 여러번 읽고 수정하고 첨삭하는 의 중요성은 몇 번씩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에세이를 쓰는 몇 가지 팁"을 에세이의 내용구성면에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좋은 에세이에 위한 몇 가지 팁:

1) Story-telling (스토리텔링)***

에세이는 지원자의 특징을 드러내야 합니다. 지원하려는 학교에 큰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부담때문에, 아주 옛날의 일부터 하나하나 다 알려주려는 마음이 있겠지만 제가 말하는 스토리텔링은 '대서사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스토리텔링이란 자신에게 가장 의미있었던 경험을 중심으로, 그 경험에서 자신이 느낀 점이나 배운 점, 이 경험에서 발견한 신학적 의미, 이 경험이 어떻게 지원하려는 학교에서 공부하도록 이끌었는지 등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경험"이라 함은 예수님을 믿게 된 경험이나 회심의 체험 등이 아닙니다. 신학대는 기독교인으로서 리더가 되려는 사람들을 키워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증거리의 체험"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특히 감리교 전통에서는 기독교인이 되는 것보다 "기독교인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에세이는 심사하는 사람들을 감동시키려는 글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누구인지, 어떤 생각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는 글입니다. 이런 점에서 여러분이 "경험한 일"은 이야기의 좋은 소재가 됩니다. 어떤 경험이 기독교인으로 더 의미있게 살 수 있게 했는지,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되게 했는지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스토리텔링의 장점은, 1) 틀에 박힌 에세이를 쓰지 않게 된다  2)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신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3) 읽는 사람에게 흥미를 더해 준다. 등이 있을 것입니다.


2) 연결고리 만들기*

어떤 학교는 여러 질문을 나눠서 에세이를 요구하기도 하고, 다른 학교는 하나의 긴 에세이에 여러 가지 내용을 담기를 요구합니다. 어떤 형식이 되었든지, 다른 분야 (학업, 목회소명)와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으면 좋습니다. 에세이의 평가항목 중에는 지원자가 누구인지, 어떤 목회에 소명이 있는지 분명히 드러나는지를 평가하는 항목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목회소명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에 담게 됩니다. 이것을 저는 '연결고리 만들기'로 부릅니다.


(연결고리 만들기때문에 스토리텔링이 흔들리면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글을 구성하면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있을 때, 해 두면 좋다는 의미입니다.)


3) 신학적 질문 명시**

제 경험상 많은 지원자의 에세이는 '하나님이 목회자가 되도록 계속 마음을 주셔서 지원했어', '내가 이렇게 다양하게 활동했고, 이곳저곳에서 사역도 하고 봉사했어. 이런 다양한 능력도 많지. 대단하지?' 식의 글이 많았습니다. 물론,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능력이 장점이 되긴 합니다. 그러나 "열거하듯이 늘어만 놓는 에세이"는 좋은 에세이가 아닙니다 (특히 경험의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1) 그 경험을 "왜" 하게 되었고,  

2) (왜 하게 되었는지가 불분명하면) 그 경험이 "왜" 의미 있었고, 

3)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의 목회소명 혹은 신학적 관점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4) 혹시 신학적 질문을 발견하게 되었다면, 어떤 질문이었는지 

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M.Div에 지원한다면, 이 질문이 자신의 목회소명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고, M.Div가 다른 학위로 지원한다면 신학적 질문을 자신이 연구하려는 분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종종 교수님께 소식도 전하고 인사도 드린다는게, 마음처럼 잘 실천으로 옮겨지지가 않았습니다. 벌써 3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이것저것 활동하며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유학생활에 잘 할 수 있게 이끌어주셨던 것처럼, 저도 종종 글 남기면서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씩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