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고양이의 대략적인 줄거리

   나는 온순하고 인정이 많은 아이였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포악해졌다. 플루토라는 검은 고양이도 그 영향을 받게 되었다. 하루는 살짝 내 손에 이빨 자국을 남겼는데 작은 칼을 꺼내어 눈을 도려내 버렸다. 어느 날은 그 고양이를 죽이게 된다. 그 때 집에서 불이 나고 나는 가난해진다.
   그러다가 어느 가게에서 죽은 플루토와 비슷한 고양이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주인에게 그 고양이를 데려가겠다고 한다. 그 주인은 자신도 잘 모르는 고양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그 고양이는 나의 집으로 오게 된다. 그런데 데려오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그 고양이가 플루토와 똑같이 한 쪽 눈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고양이는 나를 좋아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러한 사실을 알수록 성가시고 화가 났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들은 참옥한 증오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이 고양이를 일격에 죽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내가 전에 저지른 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고양이가 지독히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실로 내려갈 때 죽이기고 결심한다. 그리고 그 고양이를 도끼로 내려치려고 할 때 아내가 그것을 막았다. 그래서 아내의 머리를 도끼로 내려 찍는다. 그리고는 벽을 허물고 아내를 그 안에 넣는다. 다시 벽을 세우고 바닥에 있는 티끌까지도 세심하게 처리한다. 그리고는 고양이를 찾았는데 고양이는 사라졌다. 경찰 수사가 이어졌지만 예상대로 아무것도 발견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끝내 경찰들이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어 돌아갈 때 자신의 무죄에 대한 승리를 외치려 몸이 달아올랐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말해 버렸다.
   “여러분, 여러분의 의심을 풀어드릴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고 안녕히 가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 집은, 이 집은 매우 잘 지어진 집입니다.” 무엇인가 지껄이고 싶은 격렬한 욕구로 그 자신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정말 잘 지어진 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벽은……, 가시려구요, 여러분? 이 벽은 견고하게 올려 졌는데.”
   나는 허세를 부릴 심정으로 시체가 서 있는 바로 그 벽돌 부분을 돌로 쳤다. 그리고는 정신이 아득해져 반대편 쪽 벽을 향해 비틀거렸다. 다음 순간 여섯 명의 경관이 벽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시체 머리 위에 시뻘건 입을 크게 벌리고 불 같은 외눈을 치켜 든 그 무서운 고양이가 앉아 있었다. 나는 그 무덤 속으로 그 괴물을 발라 넣었던 것이다.

▶ 모두가 나를 위해 나는 세상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던 것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인간이다.”라는 말은 진리인 것 같다. 고양이의 눈을 칼로 빼 버리는 것이나 아내를 도끼로 찍는 모습 등은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공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그렇게 아내를 죽인 이후 태연할 수 있었던 모습을 통해 인간 이기심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더욱 섬뜩하며 씁쓸했다.
   물론 소설이고 허구이기는 하지만 이야기 하는 화자가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들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은 무엇일까. 그 자신도 알 수 없는 화가 아니었을까.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결과적으로는 그 자신도 죽음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는 결과들을 낳지는 않았는가.
   소설을 보면 그는 교제하는 사람이 없다. 갈수록 괴팍해져 가는 성격도 어떻게 보면 애완동물들과의 고립된 환경이 그 원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은 혼자 고립된 환경에서 살아가면 안된다. 서로 간의 교제를 통해 한 사람이 성품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트윗을 하다가 주경수 신부의 글을 보고 잠깐 묵상한 적이 있다. “내가 ‘나 다움’을 느끼는 것은 바로 내 앞에 다른 사람이 있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나를 무시하고 화를 내는 사람도 내가 ‘나 다움’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고마운 존재인지도 모르지요. 이렇게 보면 세상 사람 모두가 나를 위해, 나는 세상 사람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서두에 나는 가장 무서운 존재가 인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인간만큼 우리에게 있어 소중한 존재는 없다. 우리는 타자를 통해 다시금 자신의 위치를 정의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시금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에 대해 감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면 나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타자에게 긍정정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서로 다른 나와 우리가 이렇게 함께 어울려 만들어 가는 사회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더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