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퍼 선집 8 - 저항과 복종 p. 653~655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은 자주 나에게 이렇게 말했지.

영주가 자신의 성채에서 나오는 것처럼

태연하고, 쾌할하며, 확고하게,

감방에서 나온다고.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은 자주 나에게 이렇게 말했지.

내가 명령하는 것처럼,

자유롭고, 친절하며, 분명하게

나를 지키는 간수들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은 나에게 이렇게도 말했지.

승리에 익숙한 자처럼,

침착하고,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럽게,

불행의 날들을 견디고 있다고.

 

나는 진정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사람인가?

혹은 내 자신이 알고 있는 자에 지나지 않는가?

새장 속의 새처럼 불안해 하고, 그리움에 지쳐서 병들고,

목을 졸린 것처럼 숨을 쉬려 발버둥치고,

색채들, 꽃들, 새들의 노래를 그리워하며,

따뜻한 말들과 인간의 접근을 갈구하며,

자의성과 사소한 모욕에 분노로 떨고,

위대한 것을 기다리다 낙심하며,

무한히 멀리 있는 친구를 그리워하다 낙담하며,

기도하고, 사색하며, 창작하는 데 지치고 공허해 하며,

모든 사람과 작별하는 가운데 허탈해 하고 의기소침해 하지 않는가?

 

나는 누구인가? 전자일까, 후자일까?

오늘은 이런 인간, 내일은 저런 인간일까?

나는 동시에 양자일까?

사람들 앞에서는 위선자며

자신 앞에서는 경멸해야 할 소심한 자일까?

혹은 아직 내 안에 있는 것은

이미 얻은 승리 앞에서 무질서하게 도망치는,

패배한 군대와 같은 존재일까?

 

나는 누구인가? 고독한 물음이 나를 비웃는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 오 하나님,

당신은 나를 아십니다.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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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작은대학 모임하면서 이 시가 간절히 생각났습니다 ^^

우리가 어떤 사람이든, 하나님만이 우리를 아시고, 우리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다음주에도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