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학에 입학하여 미아리에 있는 한  감리교회에서 전도사로 교회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민주화운동이 한창인 1980년대 초라서 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으로서 학생운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소위 '운동권 학생'은 아니었지만 민주화의 열망과 정의감에 사로잡혀 나름대로

"한국 사회를 향한 하나님의 참 뜻이 무엇인가?"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섬기던 교회 부목사님은 신앙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분이었습니다. 어느 주일 설교에 제가 다니던

감리교신학대학교를 그 분께서 공개적으로 비판하셨습니다. 본래 의도는 비록 한국 사회가

민주화의 과정에 있지만 "교회와 신학대학의 사명은 더욱 기도에 전념하고 영성에 집중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시려고 하였던 것인데, 학교 실명이 언급되고 "신학대학교 학생들은 데모 같은거 해서는 안된다"는

목사님의 말씀에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같이 교회를 섬기던 후배들도 이 일로 교회를 사임하고 저만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저도 몇 주 고민하다가

교회를 사임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최소한 '민주'와 '자유'에 대하여 공감하여 주는 그러한 목사님 밑에서

사역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부목사님께 교회를 떠날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적은 장문의 편지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느 수요일 저녁 예배에 교회에 일찍 가서 기도드리고 부목사님께 인사드리고, 그리고 그 주일부터 다른 교회를 섬기기로 계획도 세웠습니다.


30분쯤 일찍 수요예배에 가서 텅빈 본당에 들어가 머리를 숙였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지난 3여년간 교회를 통하여 장학금도 주시고 돌보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제 교회를 떠나겠습..."


그런데 이상하게 마지막 "니다"만 소리내면 되는데 기도가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제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교회는 누구의 것이냐?"


"네? 교회의 머리는 주님이시죠..."


"네가 앞으로 교회에 다니다가 네 생각과 다르다고 사람과 어려움이 생기면 그럴때마다 떠나겠느냐?"


"아니 뭐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렇게하면 안되겠죠..."


"네가 교회를 이런 일로 떠나면 네 영혼은 죽은것과 다름없다!"


"..."


저는 당시 섬기던 교회에서 그 누구도 제가 교회를 사임할 때 잡은 사람은 없었지만 교회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교회의 머리는 주님이시기 때문이지요. 비록 교회에서 이런 저런 일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교회를 치리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그 분의 더 큰 뜻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당시 부목사님은 후에 호서대에서 교편도 잡으시고 제가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반갑게

강의할 과목도 주셨습니다. 오히려 교회에서 그 목사님을 더 이해하게 되었고 그 분 또한 저를 더욱 아껴주셨습니다.


교회는 주님이 머리되십니다. 물론 교회가 다양한 분쟁에 휩싸이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인 것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면  끝까지 섬기는 헌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주님만을 바라보고 끝까지 승리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