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주 어릴 적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일입니다. 여름 방학하기 전 7월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학교 갔다가 돌아 와보니 이상하게 집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당시 저희 집 옆에는 외가댁도 있어서 두 집 식구를 합치면 15명은 되었는데 그 날 오후에는 친족이 한명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날 아침 어머님께서 친척 결혼식이 있으니 학교 갔다가 끝나는 대로 버스 정류장으로 오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만 친구들하고 놀면서 학교 가는데 정신이 팔려서 그 말씀을 건성 들었던 것입니다. 부모님도 제가 알아서 오려니 동생들과 먼저 출발하시고 주변에 있는 친척들도 그렇게 다 결혼식에 가버리신 것입니다.

 

당시에는 어떤 결혼식은 일주일 정도 친족들이 모여서 집안 잔치로 치루기도 하였는데 저는 그 곳이 어딘지도 알 수 없었기에 그만 집에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저녁은 다가오는데 슬슬 두려움이 몰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큰 농가 초가집에서 혼자 잠을 자야한다는 생각에 그야말로 멘붕상태가 되버린 것입니다.

 

왜 저의 어린 시절은 그리 귀신이 많았는지요! 달걀귀신, 밤나무 귀신, 화장실에는 컴컴한 아래에서 올라오는 빨간 손 노란 손, 그래서 대 낮에도 동생들을 대동하고 화장실(뒷간)에 가야했지요. 그리고 호롱불이 미치지 못하는 장롱 아래에 무엇인가 있을 것 같은 으스스함 등등, 주변머리도 없어서 친구 집에 가서 자지도 못하는 저는 발만 동동 구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자다가 한밤중에 깨기라도 하면 어쩌지?”

자다가 오줌이 마려우면 또 어떻게 하고 ...”

 

배는 고프고 마음은 점점 괴로워지는 그 때 갑자기 주일학교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났습니다.

 

힘들고 괴로우면 하나님께 기도해라!”

 

저는 선생님의 그 말씀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기도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우선 대청마루에 홑이불을 펴서 그리고 무릎을 꿇고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기도는 단 한마디였습니다.

 

하나님 저 지금부터 잘 테니까 절대 한밤중에 깨우지 마세요!”

 

홑이불을 머리까지 잡아당기면서 언뜻 괘종시계의 시간을 보니 저녁 6시였습니다. 여름에 저녁 6시면 한 대낮인데 저녁 땅거미가 지기 전에 잠에 들어야 그 무서운 밤을 모면할 요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홑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자말자 밖에서 개와 닭이랑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것이었습니다. 화가 치밀어 오른 저는 다듬이 방망이를 찾아서 저것들 쫓아낸다고 벌떡 일어나 마당으로 내려가는 순간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아니 태양이 동쪽에 있다니!”

 

제가 살던 초가집이 동남향이었기 때문에 어린 저는 이내 아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시계를 보았습니다. 시계는 그대로 6시였습니다. 12시간을 내리 잔 것입니다. 평소 애들과 한밤중에도 몰려다니면서 놀던 저는 초저녁에 잔 적이 없기에 이 일이 엄청난 신앙의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어린아이의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만 의지하고 그 분께 도움을 구하면 응답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이 사건은 제가 기억하는 기도의 응답의 첫 번째입니다.

 

물론 기도의 응답이 인간의 편에서 자구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응답이란 말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입니다.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이라(4:3)”는 말씀처럼 사실 받지 못한 것 자체가 우리의 잘못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잘못하였을 때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응답하시지 않을 뿐 우리에게 여전히 당신의 뜻을 전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신음소리에도 귀 기울이시며 우리의 저 깊은 마음도 통찰하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전적으로 그 분을 의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온전히 기도하면 반드시 들어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