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초등학교 4학년 사춘기 초입 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세계는 존재하는지, 그리고 나 자신은 누구인지에 대한 실존적 질문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던 끝에 얻은 결론은 이 세계는 나를 위하여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없이는 세상도 무의미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아침 조회시간에 아직도 기억나는 김길수 선생님의 말씀은 나에게 충격이었습니다. 어떤 맥락이었는지 정확하게 생각은 나지 않지만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자신만을 위하여 살지 말고 이웃을 위하여 살아가기 바래요. 자신보다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 여러분이 되세요.”

 

이 세상과 타자, 그리고 나 자신을 이분법으로 생각하고 세상의 중심이 나라고 생각하던 그 때, 선생님의 말씀은 처음으로 이웃과 타자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과연 이웃을 위하여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때 저에게 한 분이 그러한 모델처럼 보였는데 그 분은 바로 제가 다니던 교회 김덕화 목사님이셨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어린 저에게 그 분은 늘 인자하시고 사랑으로 감싸주시던 성자처럼 느껴졌던 분이셨습니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길, 결코 쉽지 않지만 우리는 그러한 신앙의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