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 다니던 철원감리교회에서는 토요일 오후에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예배와 자치활동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지도아래 3학년 임원들이 순서를 맡아서 예배를 드리던 어느 토요일, 여느 때처럼 저는 학생 예배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런데 예배를 드리던 중 기도시간이 되었는데 아마 담당 임사자가 늦은 모양이었습니다.

 

기도는 ...”

 

사회를 맡은 선배는 기도 담당자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잠깐 뜸을 들이더니 지도 선생님께 가서 뭐라고 잠깐 귓속말을 하더니 다시 사회 석으로 와서

 

기도는 2학년 유경동 학생이 하겠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늘 임원들이 하던 일인데 마침 그 날 따라 다른 대부분의 임원들도 학교일로 늦는 상황이었던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전혀 준비가 안 되었고 비록 학생예배였지만 처음으로 공중 예배시간에 드리는 기도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미 호명이 되었기에 앞으로 나아가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떻게 무슨 기도를 드렸는지 기도가 끝난 다음에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얼굴은 화끈 달아오르고 예배시간 내내 횡설수설한 기도가 마음에 걸려서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배 후 2부 순서가 끝나고 집에 갈 즈음 지도 선생님이 저에게 다가 오셨습니다.

 

경동아 잠깐 사무실에서 나 좀 보고 가자!”

 

무슨 일일까? 내가 혹시 기도를 잘못한 것은 아닐까?”

 

불안한 저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선생님께 갔습니다.

선생님은 자리에 앉으라고 하시더니 저의 손을 꼭 잡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경동아, 너의 기도는 하나님이 들어주신다. 너는 기도의 종의 될 수 있어. 네가 기도할 때 나도 힘이 났다.”

 

저는 당시 선생님의 얼굴이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저의 손을 꼭 잡아 주셨던 그 체온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준비도 안 된 대타로 기도를 엉겁결에 하였지만 격려와 용기를 주셨던 선생님의 사랑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분의 따뜻한 말씀이 하나님께 담대하게 나아가는데 큰 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