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해방의 열망으로 독립을 외쳤던 3.1운동의 그 함성이 94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의 가슴을 여전히 울리고 있다. “죽기 전에 죽으면, 죽을 때 죽지 않는다.”라는 격언처럼 우리 선조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일제의 억압에 항거하였다. 그리고 그분들은 죽어서도 죽지 않고 이렇게 역사를 통하여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3.1 정신에 나타나는 인권의 특징은 독립을 염원하는 우리의 선조들이 ‘공동체’의 정신을 드러내었다는 점이다. “대한독립만세!” 마치 캄캄한 한 밤중, 새벽을 깨우는 듯한 희망의 목소리는 어느새 밝은 아침을 기다리는 민중의 합창이 되어있었다. 거리로 함께 뛰어나가는 사람들의 발은 자유하는 새 힘을 얻었고, 세상을 향해 내흔들었던 굳은 주먹은 힘차게 민족의 기상을 일깨웠다. 그리고 벅찬 감정으로 뛰는 심장의 고동소리와 함께 꽉 막혔던 가슴응어리를 밀쳐내는 거친 숨소리는 절망감에 얼어붙은 차디찬 대지를 흔들어 깨웠다. 이 모든 것은 한 개인의 독립을 바라는 몸부림이 아니라, 조선 땅 전체를 움직이는 공동체의 운동으로 확산되었던 것이다.

 

3.1 정신에 담긴 인권은 ‘타자를 위한 운동’의 정신을 보여준다. “모든 사람은 평등한 존재이다!” 독립을 외친 이유는 자기가 살기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살리기 위함이었다. 자신은 죽더라도 자식은 더 이상 자유가 박탈당한 상태로 살게 할 수 없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더 나은 자기와 이웃을 만들기 위하여서 독립을 외쳤다. 남녀노소를 무론하고, 신분을 뛰어넘어 함께 독립을 외치며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서로 존중하며 개방적인 연대와 협력을 통하여 타자를 위한 공동체를 이루어나간 것이다.

 

3.1정신에 담긴 인권은 막을 수 없는 ‘새 시대의 운동’이었다. 민족대표 33인을 비롯하여, 학생과 노동자, 상인과 관리, 종교를 망라하고 시위에 참석하였다. 그들은 ‘권력’을 탐하는 정치모리배들의 술수나 무차별 ‘폭력’을 동원하지 아니하였다. 비무장 평화적 시위에 일제는 무자비한 탄압, 학살, 그리고 감금으로 그 3.1 운동을 막으려고 하였지만, 물이 아래로 흐르듯이 인간의 권리와 자유를 향한 이 운동은 결코 멈추지 아니하였다. 상해의 임시정부로 주권 회복을 위한 운동으로 지속되었으며, 그 3.1정신은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와 세계의 메마른 대지에 자유의 봄바람이자 생명의 봄비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3.1정신에 담긴 인권은 ‘희망의 서사(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하여준다. 민족 고유문화가 말살되고, 경제적 침탈과 수탈이 반복되며, 비인간적 대우의 극악한 환경 속에서 우리의 선조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지켜내기를 원하였다. 일제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태화관과 파고다 공원에서 우리의 말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였다. 독립국의 자주민으로서 인류평등의 진리를 민족 대대로 전하여야 한다는 이 ‘서사’는 한반도의 젖줄이었고, 후손 대대의 ‘맑은 양심’ 안에 길이 보존되어야 할 대한민국의 유산이었다.

 

인권의 차원에서 살펴 본 3.1운동은 우리에게 공동체정신과 타자를 중시하는 정신, 인권과 자유를 향한 막을 수 없는 갈망, 그리고 대대로 전해야할 우리 대한민국의 혼이 가득 찬 이야기임을 위에서 살펴보았다. 3.1정신에 입각하여 현대 사회에서 이데올로기의 이념으로 국론은 분열하고, 빈부의 격차와 갈등으로 깨어지는 수많은 가정과 공동체의 모습들, 그리고 타자를 부정하고 자기만 중시하는 폐쇄적인 사회의 단면들은 치유되어야 할 우리의 모습들이라 생각한다.

 

94주년 3.1 정신을 되새기며, 그 함성을 잊지 말자! 그때는 우리의 주권을 위하여 목소리 높였지만, 이제는 우리 자신의 영성회복을 위하여 외치자! 이제는 사회 속에서 움츠려 스스로 뛰쳐나올 수 없는 이들의 손을 잡고, 밝은 사회를 건설하자! 그때는 일제에 항거하였지만, 이제는 인권이 존중되고 자유가 보장되는 우리나라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며 지켜내자! 3.1운동 이야기가 옛날이야기로 끝나지 말고, 우리의 삶 속에 다시 살아나는 희망의 서사가 되고, 불타오르는 신념이 되도록 하자! 그리고 3.1운동을 통해서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권리와 자유를 지켜내는 더 행복한 우리 공동체가 되도록 서로를 배려하며 정진하자!

 

신앙세계 3월호